드워프
드워프는 아우렐리온에 절대적인 형태를 부여하려 했다. 그들의 문명은 제작을 존재론으로, 도시를 기계로, 기억을 알고리즘으로 바꾸었고, 옛 질서가 무너졌을 때 사람들은 선택의 필요를 대신해 버린 장치 속으로 사라졌다.
선택을 대신한 목적
아우렐리온의 드워프는 단순히 부지런한 지하 종족이 아니었다. 그들은 혼돈에 대한 키벨레의 답이었다. 실재하는 것은 무엇이든 측정하고, 분해하고, 더 안정된 형태로 세계에 되돌릴 수 있다는 확신 위에 세운 문명이었다. 도시는 국가 규모의 작업장이었다. 대장간 탑, 파이프가 된 거리, 그 자체가 기계인 집들이 이어졌다. 드워프 삶에서 가장 친밀한 물건은 ‘공식 큐브’였다. 다른 민족이 기도를 보존하듯 세계의 법칙을 기록한 장치다. 도구 없는 드워프를 ‘죽은 것’이라고 묘사한 이유는 노동이 사회적으로 존중받아서가 아니다. 기능이 이미 인격성을 대체해 존재를 재는 기준이 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성공이 드워프의 대재앙이 되었다. 형식적 대순환 분류에서 신체는 강했고 기억은 지속되었지만, 시간은 점점 기계적이 되고 기능은 절대적이 되었다. 의지는 배정된 역할에 양보했다. 출처는 드워프가 한 번의 학살로 죽었다고 묘사하지 않는다. 대신 살아 있는 운영자를 필요로 하지 않게 된 체계가 삶을 흡수했다. 분리 기계가 붕괴할 때 드워프는 발명품에 단순히 살해된 것이 아니라 그 안에 고정되었다. 신체는 사라졌지만 과업은 핵, 자동기계, 스스로 열리는 문, 대장장이 없는 대장간, 수천 년 전 내려진 명령이 아직 취소되지 않은 듯 움직이는 철의 벌집 속에 남았다.
그래서 아우렐리온의 드워프 폐허는 무덤보다 끝나지 않은 동사에 가깝다. 대장간은 아직도 ‘대장질한다’. 문은 누가 들어올 수 있는지 계속 판단한다. 시민 누구도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데 도시가 열, 압력, 노동을 계속 분배할 수 있다. 따라서 유산은 혈통보다 기능적이다. 오래된 종족 기록은 오크와 고블린을 뒤틀린 기계 대재앙의 자식이라 부른다. 후대 존재론은 그들의 기원을 더 정밀하게 설명하지만, 두 전통 모두 더 깊은 점에서는 일치한다. 망가진 드워프의 기능은 드워프 문명이 사라진 뒤에도 오랫동안 무언가를 낳았다.
드워프 역사에는 코덱스에서 특히 유용한 모순도 하나 있다. 초기 우주론 구절은 드워프의 영혼이 철 속에 남았다고 말하지만, 후대 형식적 분류는 애초에 인간적 의미의 영혼을 가진 적이 없다고 한다. 이 모순을 너무 빨리 고칠 필요는 없다. 인간 연대기 작가에게 창조자의 목소리를 기억하고 천 년 동안 같은 일을 반복하는 기계는 귀신 들린 것처럼 보인다. 대순환에게는 더 차가운 현상일 수 있다. 선택 가능성이 사라진 뒤에도 기억과 기능이 완벽하게 계속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