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순환
아우렐리온은 심장 박동으로 생명을 정의하지 않는다. 개인적 시간이 신체를 통과하는지, 그 통과가 기억을 남기는지, 기능이 의지가 될 수 있는지, 그리고 실제로 행사된 의지가 영혼을 남기는지를 묻는다.
존재가 ‘누군가’가 되는 과정
대순환은 아우렐리온이 생명과 모방, 죽음과 정지, 의식과 단순한 기능을 구별하는 문법이다. 기본 연쇄는 시간 → 신체 → 기억 → 기능/의지 → 영혼으로 적는다. 명사보다 화살표가 더 중요하다. 신체는 움직인다는 이유만으로 살아 있는 것이 아니다. 개인적 시간이 그 신체를 통과하며 되돌릴 수 없는 변화를 남길 때 살아 있다. 그 변화는 기억이 된다. 기억은 연속성을 주고, 존재가 한 순간에서 다음 순간까지 지속될 수 있는 역할·패턴·목적인 기능을 맡게 한다.
의지는 기능이 절대적이지 않게 될 때 나타난다. 지키는 것밖에 할 수 없는 경비병에게는 기능이 있다. 문을 버릴 수도, 명령을 배신할 수도, 적을 용서할 수도, 도망칠 이유가 모두 있어도 자리를 지킬 수도 있는 경비병은 의지의 영역에 들어선다. 세계 설정집은 영혼을 태어날 때부터 들어 있는 불꽃으로 보지 않는다. 진정한 의지가 실제로 행사되었을 때 남는, 더 이상 환원할 수 없는 잔여로 본다. 가장 엄격한 표현으로는 존재의 다른 모든 요소가 0으로 줄어든 뒤에도 남는 것이 영혼이다.
이 때문에 아우렐리온의 종족은 생물학적 범주인 동시에 존재론적 범주다. 살아 있는 존재는 신체와 연속적인 개인적 시간을 가진다. 언데드는 시간을 의식, 기억, 기계, 황금 또는 다른 유지 기제로 대체한다. 반생명체는 특정 조건에서만 연쇄의 일부를 잃거나 대체한다. 돌연변이는 기능이 신체와 충돌하는 경우가 많다. 초월 존재는 여러 연결고리가 끊기거나 융합되거나 뒤집히거나 일반 순환 바깥으로 옮겨져 있다. 리치는 살아 있는 시간 없이도 기억하고 행동할 수 있고, 고대 영은 신체 없이 기억을 가질 수 있으며, 군주는 의지 없이 절대적인 기능으로 존속할 수 있다.
분리 기계는 인간 이전의 세계를 위해 만들어졌다. 신체를 고정하고, 시간을 정지시키며, 기억을 저장하고, 기능을 재분배할 수 있는 것은 이들이 안정적인 구성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계는 의지를 만들어 낼 수 없고 영혼도 만들 수 없다. 디오니소스는 시간을 개인적인 것으로 만들어 선택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문제 자체를 바꾸었다. 그 순간부터 현실에는 기계가 계산할 수도, 균형에서 지워 버릴 수도 없는 잔여가 생겼다. 따라서 대순환은 단순한 생물 분류 체계가 아니다. 인간의 자유가 결말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변수인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