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인간은 아우렐리온의 위험한 새로움이다. 시간은 인간을 통해 개인적인 것이 되고, 선택은 진정으로 되돌릴 수 있는 가능성을 얻으며, 실현된 의지의 행위는 ‘영혼’이라 불리는 잔여를 남길 수 있다.
자유가 세계에 들어오다
인간은 더 오래된 해결책들이 무너진 뒤 아우렐리온에 등장한다. 세계는 이미 완전한 조화와 완전한 구조가 어디로 귀결되는지를 겪은 뒤다. 출처는 인간을 디오니소스적 다중성의 파편으로 묘사하며, 무엇보다 하나의 프로그램에 묶이지 않은 최초의 민족으로 본다. 엘프는 자신이 짜도록 만들어진 그물을 완성할 수 있었고, 드워프는 자신이 세우도록 만들어진 기계를 완성할 수 있었다. 인간은 과업을 버리고, 도구를 팔고, 맹세를 배신하고, 새 맹세를 만들거나, 거래 자체를 거부할 수 있다. 그래서 인간의 역사는 ‘세는 역사’가 된다. 그들의 시간은 의식처럼 되풀이되거나 기계처럼 지속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신체를 통과하며 되돌릴 수 없는 흔적을 남기고, 완전히 복원할 수 없는 과거를 만든다.
그 흐름은 대순환의 인간형을 유난히 완전하게 만든다. 시간은 신체를 지나 기억이 된다. 기억은 기능을 만들 수 있지만 그 기능은 반드시 상속되거나 강요된 것이 아니다. 선택할 수 있다. 선택이 단순히 상상된 것이 아니라 실제로 실현될 때, 출처는 그 능력을 의지라 부른다. 영혼은 그 실현된 의지가 남긴 잔여이며, 분리 기계가 직접 제조하거나 수리하거나 균형 맞출 수 없는 존재의 일부다. 그래서 이 세계의 형이상학에서 인간이 특별한 이유는 가장 강하거나 가장 오래되었기 때문이 아니다. 오래된 기계가 가격을 매길 수 없는 차이를 세계에 들여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로 그 능력이 인간 재앙의 뿌리이기도 하다. 인간의 마법이 계약으로 기우는 것은 계약이 선택하고 대가를 지불할 가능성을 형식화하기 때문이다. 인간 사회는 사냥, 무역, 빚, 맹세, 발명의 문화가 된다. 탐욕은 이 자유 위에 얹힌 외부의 독이 아니다. 자유가 낳을 수 있는 정당한 결과 가운데 하나다.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존재는 끔찍한 거래에 알고도 ‘예’라고 할 수도 있다. 황금의 피, 황금 질서, 흡혈귀화, 길드글레이드의 거래는 모두 이 자유를 체계로 바꾼다. 출처는 그 역설을 분명히 한다. 영혼을 만들 수 있는 민족이 바로 그 영혼을 파괴하는 조건을 스스로 선택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인간이 ‘정상’이라는 주장도 정전 내부에서조차 의심받는다. 공식 연대기는 비인간을 오류와 타락한 계통으로 부르지만, ‘오류의 민족’의 의지를 다루는 논쟁은 인간 역시 엘프와 드워프가 이미 실패한 뒤에 등장한 더 늦은 우연일 뿐인지 묻는다. 인간은 대순환을 안정적으로 완성할 수 있는 유일한 민족일지 모르지만, 완성은 도덕적 우월성과 같은 말이 아니다. 인간의 진짜 특권은 미완성성이다. 아직 이 세계가 본 적 없는 무언가가 될 수도 있고, 혹은 의식적 선택이라는 더 높은 효율로 이전의 모든 실패를 반복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