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격성
아우렐리온에서는 사람이 이름과 신체, 기억, 심지어 역사 속 자리까지 잃고도 계속 존재할 수 있다. 그래서 이 세계는 자아를 쪼갤 수 없는 사실이 아니라 조립되고, 타인에게 인식되고, 반복해서 시험되는 것으로 다룬다.
무엇이 자아를 만드는가
아우렐리온은 정체성을 두개골 안에 안전하게 가둬 두지 않는다. 이 세계의 마법은 사람이 평소 “나”라고 말할 때 의지하는 조각들을 서로 분리할 수 있다. 흡혈귀는 한 생의 기억을 마시면서도 희생자가 걷고 숨 쉬게 남겨 둘 수 있다. 거울 마법은 이름을 너무 완벽히 훔쳐 신체는 살아남지만 소유자 자신을 포함해 누구도 그 이름에 대답할 수 없게 만들 수 있다. 강령술은 더 이상 진정으로 자기 것이 아닌 신체 안에 정신과 목적을 보존할 수 있다. 모든 경우에 생존은 계속되지만 연속성은 불확실해진다. 질문은 피해자가 살아 있는가가 아니다. 어떤 조각이 사라져야 살아남은 존재가 더 이상 같은 사람이 아니게 되는가다.
오래된 문헌은 반복해서 연극의 이미지를 꺼낸다. 기억, 신체, 이름은 배우이고, 기능은 역할이며, 다른 사람들은 공연을 알아보는 관객이다. 배우가 교체되어도 연극은 계속될 수 있지만, 교체가 충분히 쌓이면 과연 같은 연극이 계속되고 있는지 말하기 어려워진다. 그래서 아우렐리온에서 불멸은 늘 의심스럽다. 기억은 육체보다 오래갈 수 있지만 기억도 변한다. 역할은 담당자보다 오래 남을 수 있지만 선택 없는 역할은 기계가 된다. 요정 여왕과 암흑 군주조차 극단적이고 불완전한 답으로 살아남는다. 한쪽은 노드를 통해 붙잡힌 기억으로, 다른 쪽은 부정과 상실, 지워진 것의 축적으로 존재한다.
따라서 모든 문화는 서로 다른 자아의 증거를 지킨다. 흡혈귀는 자아가 기억이라고 말하며 훔친 삶으로 그것을 두껍게 만든다. 백재 교리는 정체성을 완수된 의무 쪽으로 줄여 간다. 드루이드는 개인을 보존하는 것보다 자연의 순환 안에 남는 것을 더 중요하게 본다. 불타는 관청은 사람을 수정 가능한 기록으로 다루고, 동방의 연금술사는 뼈에서 정체성을 찾는다. 길드글레이드는 황금과 도시의 의식 장부에 참여하는 정도로 자아를 측정하며, 세 동전 공화국은 빚과 의무에서 연속성을 찾는다. 어느 답도 중립적이지 않다. 각각은 사람에 대한 자기 이론을 물리적 현실로 만드는 제도, 처벌, 마법 형식을 낳는다.
대순환은 마지막 구분을 하나 더한다. 영혼은 정체성의 또 다른 동의어가 아니다. 세계 설정집에서 영혼은 실현된 자유 의지가 남긴 지속적 잔여다. 기능이 단순히 복종되는 것이 아니라 선택되거나 거부될 때만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사람은 기억과 신체, 사회적 역할을 갖고도 영혼을 만들어 내는 종류의 자유를 가지지 못할 수 있다. 아우렐리온의 인격성은 의도적으로 미결 상태다. 자아는 영원성만으로 보장되지 않는다. 기억, 선택, 인식, 의무, 피, 거부를 통해 계속 다시 증명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