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족의 기원
아우렐리온에는 깔끔한 가계도가 없다. 이 세계의 민족들은 존재를 안정시키려 했던 세 가지 신적 시도—조화, 구조, 개인적 시간—와 그 시도들이 남긴 실패, 돌연변이, 거래에서 갈라져 나왔다.
세 가지 설계, 수많은 오류
아우렐리온에서 가장 오래된 계보는 혈통으로 시작하지 않는다. 해결책으로 시작한다. 아폴로는 조화로 세계를 붙들려 했고 그 임무를 엘프에게 맡겼다. 키벨레는 혼돈에 구조로 답하며 드워프에게 기계, 공식, 기능의 세계를 주었다. 디오니소스는 개인적 시간과 열정, 그리고 ‘예’와 ‘아니오’를 모두 말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져와 그 틀을 깨뜨렸다. 엘프와 드워프는 신적 설계를 수행하는 도구였다. 살아남은 전승에서 인간은 설계에 복종하는 것이 아니라 그 설계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으로 정의된 최초의 민족이다. 그래서 후대의 연대기는 민족의 역사를 혈통의 나무보다 각 우주론적 실험이 무엇을 끝내 담아내지 못했는지 보여 주는 기록에 가깝게 다룬다.
엘프의 계통은 전통적인 의미의 상속자를 남기지 못한 채 끝난다. 엘프는 자연을 살아 있는 직물처럼 다루며 현실 자체를 재배했다. 강의 흐름을 바꾸고, 숲이 스스로 건축하게 하며, 바람이 수확하도록 만들 수 있었다. 그들의 네트워크가 자립하고 옛 조화가 주인에게 등을 돌리자, 사람들은 세계 속으로 녹아들거나 변형된 형태로 도망쳤다. 남은 것은 직계 후손이 아니라 파편이었다. 생명체를 합치는 실험에서 태어난 수인, 자연의 폭동과 연결된 트롤, 장소에 묶인 영혼, 잃어버린 조화를 변덕과 계약으로 바꾼 요정, 미래를 얼려 기억을 보존한 다크 엘프 문화가 그 파편에 포함된다.
드워프의 계통은 다른 방식으로 실패한다. 드워프는 불확실성을 제작과 기술로 대체했고, 마침내 기술이 기술자를 넘어 살아남았다. 그들의 도시는 기계가 되고, 공식은 전례가 되었으며, 대재앙 뒤에도 살아 있는 손이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 문은 열리고 대장간은 작동했다. 기원 편람은 오크와 고블린을 그 붕괴의 부산물 가운데 하나로 꼽는다. 그러나 후대의 존재론 표는 계보를 더 복잡하게 만든다. 오크는 드워프 핵과 전쟁의 순환으로 자신의 시간을 대체당한 살아 있는 몸으로 묘사되고, 고블린은 기계 혈통보다 황금의 저주가 만든 존재로 설명된다. 출처는 이 전통들을 완전히 화해시키지 않는다. 코덱스도 그런 척해서는 안 된다.
인간에서 갈라진 형태들은 계보를 더욱 흐리게 만든다. 흡혈귀는 자신의 시간을 버리고 기억을 빌려 육체를 보존한다. 두더지인간은 지하 환경이 인간을 바꾼 결과라고도, 드루이드나 붉은 왕들이 의도적으로 만든 ‘대지의 민족’이라고도 전해진다. 미아우리스는 요정의 영향이 짙은 인간 공동체와 푸른 역병 양쪽에 연결된다. 길드글레이드 자체도 인간 계통의 ‘오류’로 기록된다. 탐욕으로 살아 있는 매듭으로 변한 도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우렐리온에서 기원이란 누가 누구를 낳았는가의 문제가 아니다. 한 민족이 살아남는 법을 배우는 과정에서 시간, 신체, 기억, 기능, 의지, 영혼 가운데 무엇이 바뀌었는가의 문제다.